유럽의 고용과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자동차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역내 제조업 부가가치의 12%를 담당하며 연관 산업까지 1,400만 명을 고용하는 유럽 완성차 산업이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집요한 공세로 침체에 빠졌습니다. 유럽연합(EU)이 빗장을 걸어 잠그며 무역장벽을 높였지만, 중국 차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급증하는 양상입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 유럽과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의 공수 관계가 완전히 뒤바뀌면서 글로벌 자동차 생태계의 판도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10만 명 구조조정과 유럽 공장의 가동률 위기


 유럽 대표 완성차 기업들이 과잉 생산과 원가 열세를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과잉 생산 540만 대와 공장 가동률 최저 기준 미달

유럽 내 주요 승용차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경제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기준선인 80%에 턱없이 못 미치는 약 60%까지 떨어졌습니다. 최근 문을 닫은 유럽 내 자동차 공장만 35곳에 달하며,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유럽 업체의 과잉 생산능력은 연간 540만 대에 이릅니다.

스텔란티스의 경우 올해 프랑스 공장 평균 가동률이 49%까지 하락하며 생산라인 조정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유럽 자동차 산업 전반이 심각한 가동률 저하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폭스바겐 CEO의 결단과 10만 명 감원 추진 배경

폭스바겐은 그룹 전체 인력의 15%에 달하는 10만 명 규모의 구조조정 안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는 기존 노사 합의 수준이었던 5만 명 감원 계획을 두 배로 늘린 파격적인 수치입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메시지를 통해 중국 경쟁사 대비 원가 구조가 약 20% 불리하다고 밝혔습니다. 고비용 원가 구조와 중국 차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결합하면서 전통 완성차 거인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부채질했습니다.

유럽 시장을 흔드는 중국 자동차의 실체와 경쟁력


중국 자동차의 무서운 상승세는 단순한 저가 판매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위협적입니다.

점유율 두 배 급증과 신차 시장의 지각변동

유럽 지역의 전체 신차 등록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동안 중국계 브랜드의 판매량은 100% 이상 폭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 신차 시장에서 중국계 브랜드의 점유율은 1년 만에 5%에서 9.9%로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 자동차 브랜드를 대안이 아닌 우선 선택지로 고려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고가 전략과 첨단 기본 사양을 앞세운 프리미엄화

중국 전기차는 저가형 모델에만 머물지 않고 고급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독일 소형(B세그먼트)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평균 가격은 유럽 경쟁 모델 평균보다 오히려 31%가량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유럽 소비자들이 선뜻 주머니를 여는 이유는 유럽 경쟁 차종에 없는 고급 첨단 사양이 기본 탑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비싸도 그만큼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유럽 완성차 브랜드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EU의 무역장벽 구축과 중국 기업의 파상적 우회 전략

EU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았으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즉각적인 우회 전략으로 법안을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고율 관세를 비켜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환

EU가 중국산 순수전기차(BEV)에 최대 4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수출 주력 차종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신속히 전환했습니다.

전기차 관세 장벽을 피한 비야디(BYD)와 체리 등 중국 업체의 PHEV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중국 차의 하이브리드 공세에 힘입어 하이브리드카는 유럽 신차 판매 비중 1위(37.8%)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산업촉진법 대응을 위한 현지 생산 및 공급망 이전

EU가 공공기관 및 법인차 판매 조건으로 'EU 내 최종 조립'과 '핵심 부품 70% 이상 역내 조달'을 규정한 '산업촉진법'을 내놓자, 중국 기업들은 현지 공장 설립으로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BYD는 헝가리에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옛 닛산 공장을 재가동하고 있습니다. 둥펑 역시 프랑스 공장에서 고급 브랜드 생산을 추진하는 한편, 부품 70% 조달 요건을 맞추기 위해 핵심 협력사 및 부품 공급망 전체를 유럽 현지로 옮기는 집요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EU가 중국산 순수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는데도 중국 차 판매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고율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카로 수출 주력 차종을 신속히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관세 장벽의 빈틈을 파고든 하이브리드 공세로 인해 유럽 내 점유율을 더욱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Q2. 폭스바겐이 10만 명이라는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게 된 결정적 원인은 무엇인가요?

A2. 중국 경쟁사 대비 20% 이상 불리한 원가 구조와 공장 가동률 저하로 인한 과잉 생산이 주요 원인입니다. 유럽 주요 자동차 공장 가동률이 손익분기점 아래인 60%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기존 구조조정 계획을 두 배로 확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Q3. EU의 산업촉진법 시행에 맞춰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A3. 중국 기업들은 헝가리,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현지에 직접 생산 공장을 짓거나 합작사를 설립해 조립 라인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배터리 및 주요 부품의 70% 역내 조달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핵심 협력 공급망까지 유럽 현지로 동반 이전하고 있습니다.